적벽이라하면
무적벽이라 불리는 삼국지의 적벽대전 장소와
문적벽으로 불리는 소동파 나이 마흔 일곱에 지은 전후 적벽부에 나오는 적벽이 있다.
즉, 후세의 고증에 의하면, 적벽대전과 적벽부의 실제 무대는 서로 다르다.
문적벽은
송나라 신종 5년(1082년) 7월 16일 밤 소식의 나이 47세 때
붉은 암벽이 깎 아지른 듯 솟은 창장(長江·양쯔강)의 적벽에 배를 띄워놓고다음과 같이 인 생과 우주를 노래한 글이다.
‘…우리 인생은 천지 간 하루살이 같고 / 우리 몸은 푸른 바다 의 한 톨 좁쌀과도 같네…’ , ‘내 삶의 짧음을 슬퍼하면서 / 장강의 끝없음을 부러 워하노라’라고
적벽 입구로 이건물 뒤쪽으로 적벽이 있다.
이부당의 전후 적벽부 원문
동파적벽
적벽에서 바라본 전경
적벽의 바로 앞에 옛날에는 장강이 흘렀지만, 지금은 물길이 바뀌어 호수가 되었다.
규모가 너무 작아 도저히 적벽부에나오는 적벽의 기분을 느낄 수 없었으나,
현장을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소동파와의 교감을 이룬듯 감회가 새로웠다.
<전적적부 해석>
임술壬戌년 가을 칠월 열여새날에 이 蘇아무개는 벗들과 더불어 적벽 아래 배를 띄우고 놀았노라.
맑은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오고 물결도 일지 않고 잔잔한 가운데. 서로 술병 높이 들고 벗들에게 권하며 '명월의 시'를 읊기도 하고, '요조의 장'도 부르기도 하는 가운데, 달은 동쪽 산 위로 둥실 떠오르더니 북두성과 견우성 사이로 흘러가고 흰 이슬은 강물에 내리고 달빛이 찰랑이는 강물은 하늘에 닿았더라
물결에 갈대 잎이 떠내려가듯 배는 일렁이는 물결을 사이로 아득히 떠내려가니,
넓고도 넓은 강물 위에 배는 마치 바람타고 허공을 떠가는 것 같아 어디에서 멈출 지도 모르겠는데, 뱃전에 옷깃 가벼이 날리우며 인간세상 등지고 홀로 서 있으니 마치 날개 달린 신선이 되어 떠 다니는 듯 하더라
이에 술을 마시고 점점 흥겨워져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 부르니 그노래에,
‘계수나무 노에다가 목란 삿대 저어가네. 물 속의 달을 저으며 흐르는 달빛 보고 나아가네’ 또 ‘터질 듯한 심정으로 하늘가에 계신 님을 생각하노라.‘
마침 벗 중에 퉁소를 갖고 온 이가 있어 내 노래가 끝나자 화답하여 부는데 그 소리 흐느낌이 마치 여인이 원망하는 듯이, 또는 그리워하는 듯이, 우는 듯이 또는 하소연하는 듯이, 그 여운이 실안개처럼 끝없이 이어져 물 속 깊은 골짜기에 잠자던 용을 일어나 춤추게도 만들겠고, 잘 곳없어 외로운 배에 잠자던 과부를 깨워 울게도 만들겠더라.
그 소리가 너무 구성지기에 이 소 아무개가 정색을 하고 벗에게 묻기를 어찌하여 흥겹게 놀려하는데 서글픈 소리로 흥을 깬단 말인가? 하고 면박을 주니,
그 벗이 얘기하기를 ‘달이 밝으면 별들은 숨어들겠고 까치나 까마귀 떼들 쯤이야 남쪽으로 날아 도망가겠지’ 라고 하여 ‘위나라 군세를 보면 세상이 벌벌 떨겠고 오나라나 촉나라쯤이야 곧바로 남쪽으로 쫓겨 가겠지’ 라고 읊은 것이 바로 조조가 아니였던가.
그런데 서쪽의 하구를 바라보고 동쪽의 무창을 바라보니 산천이 서로 얽혀 빽빽하게 푸른데 여기가 바로 그렇게 호언장담하던 조조가 주유에게 참패당하고 쫓겨 간 곳이 아니던가. 조조가 형주를 깨뜨리고 江陵으로 내려갈 때에는 흐르는 물결따라 배들은 천리에 이어지고 깃발은 하늘을 가릴듯이 뒤엎어 실로 장관이라.
뱃머리에 술잔들고 강을 굽어보며 창을 비껴끼고 이런 웅대한 시를 읊다니 진실로 일세의 영웅일진데 지금 그는 어디에 있는가.
하물며 그대나 나는 강가에서 물고기나 잡고 나무나 하고 살면서 물고기나 새우와 어울리고 노루나 사슴이랑 노니는 신세로 일엽편주 타고 술이나 마시며 하루살이같은 인생을 천지간에 맡겨두니 드넓은 바다에 한 알의 좁쌀같은 존재인 것을.
우리네 짧디짧은 인생을 슬퍼하고 기나긴 강을 부러워 함이라.
지금처럼 날으는 신선같은 기분이 되어 이렇게 멀리까지 나와, 밝은 달을 안고 오래토록 즐기는 자리는 우리 인생에서 흔히 얻어지는 자리가 아닌지라 그 서글픔을 가을 바람에 퉁소가락을 잠시 부쳐보았노라.
그래서 이 소아무개가 말하되 "어허 벗도 저 물과 달의 이치를 알고있단 말인가 ?
흘러 가는 것은 이 강물과도 같아 가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으며, 차고 비는 것은
저 달과 같아 언제나 더 차지도 않고 더 없어지지도 않으니,
변하는 데서 보면 천지天地도 한 순간일 수밖에 없으며,
변하지 않는 데서 보면 사물과 내가 다 다함이 없으니 또 무엇을 부러워하겠는가.
또, 천지의 만물에는 제각기 주인이 있어, 제 것이 아니면 터럭 하나라도라도 가져서는 안되는 것이지만, 강의 맑은 바람과 산의 밝은 달은 귀로 들으면 소리가 되고,
눈에 뜨이면 빛을 이루는지라. 맑은 바람 쏘인다하여 가로막는 사람없으며, 밝은 달 바라본다하여 닳는 법이 없다네. 이런 조물주의 끝없는 보물들을 지금 그대와 내가 함께 누리고 있는데 무엇이 아쉬우며 무엇이 부럽다는 말인가?.
벗이 기뻐하며 웃고는 그대 말이 맞는구만 하면서, 잔을 씻어 다시 술을 권하니
안주가 다하고 잔과 쟁반이 어지럽더라. 배 안에서 서로 팔을 베고 누워 동녘 하늘이 밝아 오는 줄도 몰랐어라.
여담; 적벽부를 탈고한 뒤 찾아온 벗에게 이를 들려줬다. 벗은 감탄하며 묻기를, 이 시를 짓는데 얼마나 걸렸느냐고 하자. 동파는 ‘지금 이 자리에서’라고 답했다. 그런데 정말 소동파가 앉아 있던 자리가 불룩 솟아 있었다. 퇴고한 원고 뭉치였다. 족히 한 삼태기는 됐다고 한다.
前 赤 壁 賦 蘇 軾
壬戌之秋七月旣望에 蘇子與客으로 泛舟遊於赤壁之下러니
淸風은 徐來하고 水波는 不興이라
擧酒屬客하여 誦明月之詩하며 歌窈窕之章이러니
少焉에 月出 於東山之上하야 徘徊於斗牛之間하니
白露는 橫江하고 水光은 接天이라
縱一葦之所如하여 凌萬頃之茫然하니
浩浩乎 如馮虛御風而不知其所止하며
飄飄乎 如遺世獨立하야 羽化而登仙이라
於是에 飮酒樂甚하여 扣舷而歌之하니
歌에 曰 桂棹兮蘭槳으로 擊空明兮溯流光이로다
渺渺兮余懷여 望美人兮天一方이로다
客有吹洞簫者하여 倚歌而和 之하니
其聲이 嗚嗚然하야 如怨如慕하고
如泣如訴하며 餘音嫋嫋하여
不絶如縷하니 舞幽壑之潛蛟요 泣孤舟之嫠婦러라
蘇子愀然正襟危坐而問客曰 何爲其然也오
客이 曰 月明星稀하니 烏鵲이 南飛는 此非曹孟德之詩乎아
西望夏口하고 東望武昌하니 山川相繆하야
鬱乎 蒼蒼은 此非孟德之困於周郞者乎아
方其破荊州하고 下江陵하야 順流而東也엔
舳艫千里요 旌旗蔽空이라
釃酒臨江하고 橫槊賦詩하야는 固一世之雄也러니
而今安在哉오 況吾與子로 漁樵於江渚之上하야
侶魚鰕而友麋鹿하고 駕一葉之扁舟하여
擧匏樽以相屬하니 寄蜉蝣於天地요 渺滄海之一粟이라
哀吾生之須臾하고 羨長江之無窮하야
挾飛仙以遨遊하고 抱明月而長終을
知不可乎驟得일새 託遺響於悲風하노라
蘇子曰 客亦知夫水與月乎아
逝者如斯로대 而未嘗往也며
盈虛者如彼로대 而卒莫消長也니
蓋將自其變者而觀之면 則天地도 曾不能以一瞬이요
自其不變者而觀之면 則物與我가 皆無盡也어늘 而又何羨乎리요
且夫天地之間에 物各有主하야
苟非吾之所有인댄 雖一毫而莫取어니와
惟江上之淸風과 與山間之明月은
耳得之而爲聲이요 目遇之而成色이니
取之無禁이요 用之不竭이라
是는 造物者之無盡藏也요 而吾與子之所共樂이니라
客喜而笑하고 洗盞更酌하니
肴核이 旣盡하고 杯盤이 狼藉하야
相與枕藉乎舟中하야 不知東方之旣白이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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