延李 時調 감상 |
- 조선조 古時調를 중심으로 - |
沙月 李盛永(2007. 9. 22) |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에 중학 2학년에 올라가는 막내딸이 새 국어책을 받아왔기에 펼쳐보다가 삼주공(三洲公 諱 鼎輔)의 시조(時調) 한 수가 눈에 띄어 얼마나 반갑고 기뻤는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산가(山家)에 봄이 오니 자연히 일이 하다 앞내에 살도 매고 울밑에 외씨도 �고 내일은 구름 걷거든 약을 캐러 가리라. 이정보 ○ 시조(時調)는 우리 민족의 다정다감한 정(情)을 담은 고유의 시문학(詩文學) 시조(時調)가 한시(漢詩)에서 전성(轉成; 옮겨서 이루어짐)되었다는 외래전래설(外來傳來說)도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신라의 향가(鄕歌)에서 연원(淵源) 되었다는 것이 정설(定說)이다. 고전 시조집에는 백제의 성충(成忠), 고구려의 을파소(乙巴素) 작품이라면서 몇 수 수록되어 있으나 시조가 제 형태를 갖추어 여러 사람들에게 보편화 되기는 고려 중기로 보고 있으며, 지금까지 전해지는 고시조(古時調)는 4,000여 수가 된다고 한다. 조선조 영조 때부터 「時調」라고 통용되기 전에는 新調(신조), 新聲(신성), 新曲(신곡), 新?(신번), 時調(시조), 短歌(단가), 時節短歌(시절단가), 永言(영언), 歌謠(가요), 樂章(악장), 歌曲(가곡), 詩調(시조)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려졌다고 하며 최근까지도 명칭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 같다. 시조의 구성은 삼장육구론(三章六句論)이 보편화된 주장이다. 초장(初章), 중장(中章), 종장(終章)이 각각 2개의 구(句)로 된 것을 말한다. 初一 샙별지쟈 종더리 떳다 初二 호뮈메고 사립나니 中一 긴 숩풀 챤 이슬에 中二 뵈 잠방이 더 �거다 終一 이희야 시절(시절)이 됴홀세면 終二 옷이�다 관계(관계)하랴 또 시조도 한시(한시)와 마찬가지로 기(起), 승(承). 전(轉), 결(結)의 순으로 전개되는데 삼장육구(三章六句)의 구성을 대입하면 起(기) - 初章(초장) 一句(일구)와 二句(이구): 샙별지쟈 종더리 떳다 호뮈메고 사립나니 承(승) - 中章(중장) 一句(일구)와 二句(이구): 긴 숩풀 챤 이슬에 뵈 잠방이 더 �거다 轉(전) - 終章(종장) 一句(일구): 이희야 시절(시절)이 됴홀세면 結(결) - 終章(종장) 二句(이구): 옷이�다 관계(관계)하랴 시조는 자수(字數)에 따라 단시조(短時調), 중시조(中時調), 장시조(長時調)로 나누지만, 중시조(中時調)는 한 구(句)만 기준율(基準律)을 벗어나는 경우인데 단시조(短時調) 역시 다소의 융통성이 있기 때문에 중시조(中時調)를 단시조(短時調)에 포함하여 시조는 보통 단시조(短時調)와 장시조(長時調)로 이대별(二大別) 하는 것이 보통이다. 단시조(短時調)의 기준율(基準律)은 아래와 같이 44자(字)로 이루어진다. 初章(초장) 中章(중장) 終章(종장) 一句 二句 一句 二구 一句 二句 7자 7자 7자 7자 9자 7자 (3,4)(3,4) (3,4)(3,4) (3,6) (4,3) 그러나 초장(初章)괴 중장(中章)의 각 구(句)의 (3,4)는 (4,3) 또는 (4,4)로도 변화되고, 종장(終章)의 일구(一句) (3,6)은 (3,5)로도 되기 때문에 전체 자수(字數)는 42자 내지 46자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취할 수 있는 융통성을 갖는다. 장시조(長時調)는 육구(六句) 가운데 2개 구(句) 이상이 10자 이상으로 또 종장일 경우는 12자 이상으로 기준율을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통상 중장(中章)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으나 간혹 초장(初章)과 종장(終章)이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또 종장(終章) 1구(一句)의 첫 절(節)은 단시조(短時調)와 마찬가지로 항상 3자로 되는 것이 특징이다. 장시조(長時調)의 예를 들어보면 (初一) 님으란 淮陽金城(회양금성) 오리남기 되고(초과) (初二) 나는 三四月(삼사월) � 너출이 되여(초과) (中一) 그 남기 감기되 이리로 챤챤 저리로 츤츤 외오풀녀 올회감겨 밋부어 끗가지 챤챤 구뷔나게 감겨(초과) (中二) 晝夜長常(주야장상)에 뒤 트러져 얼켜젓과저(초과) (終一) 冬(동)셧달 바람비 눈 셔리를 아무만 마즌들(초과) (終二) 풀닐줄이 이시랴(기준) 고시조(古時調)의 내용을 보면 애국사상(愛國思想)과 사물(事物)에 대한 애정(愛情)을 표현한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즉 애국사상은 성은(聖恩) 등 임금에 대한 충성(忠誠)과 단충(丹忠), 충절(忠節), 절개(節槪), 기개(氣槪), 치국(治國), 우국(憂國), 화평(和平) 등 국가에 대하여 갖는 마음의 자세를 표현한 것들이다. 애정표현(愛情表現)은 자연(自然)을 사랑하는 마음, 님(낭군, 연인, 임금)에 대한 사랑, 비운에 처한 사람에 대한 인간애(人間愛), 부모에 대한 친애(親愛: 孝誠), 전원생활(田園生活)을 만족하는 생활애(生活愛), 선현(先賢)을 흠모하는 마음 등 인간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희(喜), 노(怒), 애(哀), 락(樂)을 접하여 느끼는 정(情)을 담고 있어 시조는 고려조 이후 운리민족의 역사와 함께 하면서 ‘민족(民族)의 정(情)’을 담은 고유 형태의 시문학(詩文學)으로 자리잡아왔다. ○ 延李는 시조(時調)의 수재(秀才) 우리 延李가 삼한갑족(三韓甲族)이니 하여 양반 또는 명문(名門)으로 타인들에게 회자(膾炙: 널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림) 되어 왔기 때문에 자칫 융통성이 없고, 고집이 세고, 인정이 매마르고, 사대주의적(事大主義的)이고, 한학(漢學)만을 숭상(崇尙)한다는 등 부정적(否定的)인 시각(視覺)으로 비추어질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러나 연이시조를 접하다 보면 이러한 것은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가 있다. 우리 延李도 우리 민족의 다정다감(多情多感)한 정(情)을 똑같이 가슴에 품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우리 연리의 고시조 작가 청련공(靑蓮公 諱 後白), 월사공(月沙公 諱 廷龜), 백주공(白洲公 諱 明漢), 삼주공(三洲公 諱 鼎輔) 네 분은 모두 당대 한문학의 대가요 대제학을 지낸 분들이다. 월사공, 백주공, 삼주공은 행직(行職)으로 양관 대제학을 지냈고, 청련공은 운이 없어 대제학의 기회를 놓지고, 제학을 지낸 후 증직(贈職)으로 양관 대제학이 하사된 분이다. 또 백주공은 홍문관 대제학을 지냈고, 월사공과는 부자(父子) 간이다. 삼부공도 홍문관, 예문관 양관 대제학을 지냈다. 조선조는 한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 고유의 시문학인 시조(時調)를 폄훼(貶毁)하던 시대인 점을 감안하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고전 시조집 청구영언과 해동가요에 수록된 연리시조 |
구 분 | 총수록 시조수 | 청련(後白) | 월사(廷龜) | 백주(明漢) | 삼주(鼎輔) | 계 |
청구영언 | 995 | 13 | 1 | 20 | 65 | 99 |
해동가요 | 568 | 1 | 1 | - | 82 | 84 |
계 | 1,563 | 14 | 2 | 20 | 147 | 183 |
중복 | - | 1 | 1 | - | 12 | 14 |
중복 제외 | - | 13 | 1 | 20 | 135 | 169 |
* 청구영언, 해동가요 외에 가곡원류(歌曲源流)에도 여러 수가 수록되어 있다.
延李時調 감상 | ||
(보기) 청: 청구영언, 해: 해동가요, 가: 가곡원류, (해): 해설 | ||
순 서 청련공(靑蓮公 휘 後白, 중종15년 1520-선조11년 1578) 시조 월사공(月沙公 휘 廷龜, 명조19년 1564-인조13년 1635) 시조 백주공(白洲公 휘 明漢, 선조28년 1595-인조23년 1645) 시조 삼주공(三洲公 휘 鼎輔, 숙종19년 1693-영조42년 1677) 시조 | ||
소상팔경(瀟湘八景)의 청련공(靑蓮公 휘 後白) 시조 | ||
● 소상팔경(瀟湘八景)을 읊은 시조(8수) 중국의 명승지로 손꼽히는 곳 중에 하나가 장강(長江: 양자강) 하류 동정호가 있는 호남성에 양자강의 지류인 소수(瀟水)와 상강(湘江)이 만나는 이른바 소상강(瀟湘江) 지역이다. 소상강은 경치도 아름답지만 소상반죽(瀟湘班竹)으로도 유명하다. 옛날 중국의 요순시절, 성군 순(舜)임금이 남쪽 창오지방(蒼梧地方)을 순시하다가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요(堯)임금의 딸로서 순임금의 두 왕비가 된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이 이 곳 소상강까지 와서 슬피 울었다. 이 때 두 왕비가 흘린 눈물이 강가에 무성한 대나무에 떨어져 얼룩무늬 가 생겨났는데 이를 사람들이 소산반죽이라 부르고, ‘슬픈 일’을 의미하는 말이 되었다. 중국 소상강 일대의 아름다운 경관 중에서 사람들이 여덟 개를 뽑아 소상팔경(瀟湘八景)이라 불러왔다. (1) 평사낙안(平沙落雁) 넓고 넓은 모래펄에 기러기가 내려 앉는 풍경 (2) 소상야우(瀟湘夜雨) 소수와 상강에 밤비 내리는 풍경 (3) 원포귀범(遠浦歸帆) 동정호 고기잡이 배가 먼 포구로 돌아오는 풍경 (4) 동정추월(洞庭秋月) 바다같이 망망한 동정호에 가을달이 떠 있는 풍경 (5) 산시청람(山市靑嵐) 첩첩산중 맑은 날 피어 오르는 아지랑이 풍경 (6) 어촌석조(漁村夕照) 동정호 어촌에 저녁 해가 떨어지는 풍경 (7) 연사만종(煙寺晩鐘) 연기 자욱한 산사에 저녁 종소리 울려오는 풍경 (8) 강천모설(江天暮雪) 소상강에 저녁 눈 내리는 풍경 등이다. 창오산(蒼梧山) 성제혼(聖帝魂)아 구름 조차 소상(瀟湘)에 나려 야반(夜半)에 흘러들어 죽간우(竹間雨) 되온 뜻은 이비(二妃)의 천년 누흔(淚痕)을 씻어 볼까 함이라 (청172, 890, 해54, 청련집) (해) 창오산에서 돌아가신 순임금의 혼이 구름 따라 소상강에 내려와서 한 밤중에 비를 내려 소상반죽 대나무에 떨어지는 의미는 아황(娥皇), 여영(女英) 두 왕비의 천년 묵은 눈물 자국을 씻으려 하는가 평사(平沙)에 낙안(落雁)하니 강촌(江村)에 일모(日暮)이로다. 어선(漁船)은 이귀(已歸)하고 백구(白鷗)는 다 잠든밤에 어듸서 수성장적(數聲長笛)이 잠든 나를 깨우는고 (청441, 청련집) (해) 평평한 모래펄에 기러기 앉으니 강촌에 저녁이로구나 고기잡이배는 이미 돌아오고 흰 갈매기들도 다 잠든 밤에 어디서 부는지 여러 소리(곡조)의 긴 피리소리가 나의 잠을 깨우는구나. 동정호(洞庭湖) 밝은 달이 초회왕(楚懷王)의 넋이 되어 칠백리(七百里) 평호수(平湖水)에 다 비치어 보이는 뜻은 아마도 굴삼려(屈三閭) 어복충혼(魚腹忠魂)을 굽어볼까 함이라. (청련집) (해) 동정호에 뜬 밝은 달이 초나라 회왕의 넋이 되어 동정호 칠백리의 평평한 호수 위를 구석구석 다 비치고 있는 뜻은 아마 굴원이 멱라수에 빠져 고기 뱃속에 들어간 그 충성심을 굽어보려는 것이겠지 소상강(瀟湘江) 세우중(細雨中)에 누엿삿갓 저 노옹(老翁)아 빈 배 홀로 저어 향(向)하나니 어디메뇨 이백(李白)이 기경비상천(騎鯨飛上天)하니 풍월(風月) 실러 가노라 (청련집) (해) 소상강에 가랑비 내리는데 삿갓을 비스듬히 쓴 저 늙은이야 빈 배 혼자 저어서 어디를 가느냐 이태백이 고래 타고 하늘로 날아 가버렸으니 대신 풍월 실러 간다오 아미산(峨嵋山) 월반륜추(月半輪秋)와 적벽강산(赤壁江山) 무한경(無限景)을 소동파(蘇東坡) 이적선(李謫仙)이 못다 놀고 남은 뜻은 후세(後世)에 나 같은 호걸(豪傑)이 다시 놀게 함이라 (청365, 청련집) (해) 아마산에 뜬 수레바퀴 반쪽같은 가을달과 적벽강의 무한한 경치를 소동파와 이태백이 다 닳아 없어지도록 놀지 않고 남겨 둔 뜻은 뒷날 나같은 놀기 좋아하는 호걸들이 다시 놀 수 있게 한 것일 것이다. * 아미산(峨嵋山)월반륜추(月半輪秋): 이백(李白)의 '峨眉山月歌(아미산월가)'의 첫구절. - 이백의 峨眉山月歌(아미산월가)- 峨眉山月半輪秋(아미산월반륜추) 아미산의 조각달이 가을하늘에 떠 있고,(眉=嵋) 影入平羌江水流(영입평강강수류) 그 그림자가 평강강에 비치어 강물과 함께 흐르네 夜發淸溪向三峽(야발청계향삼협) 밤에 청계를 떠나 삼협으로 향하노니 思君不見下 水兪 州(사군불견하유주) 그대를 그리면서도 못보고 유주로 내려가네 * 적벽강산(赤壁江山) 무한경(無限景): 소동파(蘇東坡)의 '前/後 赤壁賦(전/후적벽부)'에 나오는 구절. 적벽강의 한 없는 좋은 경치 순(舜)이 남순수(南巡狩)하사 창오야(蒼梧野)에 붕(崩)하시니 남풍시(南風詩) 오현금(五絃琴)을 누구 손에 전(傳)하신가 지금(至今)에 문차성(聞此聲)하니 전차수(傳此手)인가 하노라 (청련집) (해) 순임금이 남쪽지방을 순시하다가 창오의 들에서 돌아가시니 그 좋아하시던 남풍시와 오현금을 누구에게 전하셨는가 지금 이 거문고 소리 들으니 아마 이 손에 전했는가 싶구나 악양루(岳陽樓) 상상층(上上層)에 올라 동정호(洞庭湖) 굽어보니 칠백리(七百里) 평호수(平湖水)에 군산(君山)이 반이나 잠겼어라 어듸서 일엽어선(一葉漁船)이 임거래(任去來) 하는고 (청련집) (해) 악양루 맨 윗 층에 올라 동정호를 내려다 보니 칠백리에 걸친 평평한 호수에 군산이 반이나 잠겼구니 어디서 한조각 작은 고기잡이 배들이 오가는 구나 황학루(黃鶴樓) 적소리 못듣고 고소대(姑蘇臺) 올라가니 한산사(寒山寺) 찬바람에 취(醉)한 술이 다 깨겠다 아이야 주가하처(酒家何處)오 전의고주(典衣高酒)하리라. (청련집) (해) 황학루에서 피리소리 못듣고 고소대에 올라가니 한산사 찬 바람에 취한 술이 다 깨겠구나 아이야 술집이 어디냐 옷을 잡혀서라도 흡벅 취해 보리라. ● 기타 심경을 읊은 것 雪月(설월)은 前朝色(전조색)이오 寒鐘(한종)은 故國聲(고국성)을 南樓(남루)에 호올노 셔서 �님군 생각할차 殘廓(잔곽)에 暮烟生(모연생)하니 그를 슬허 하노라(청366) (해)눈 위에 비친 달빛은 전대 임금(명종)의 맑고 깨끗한 색갈이요 쓸쓸히 들리는 종소리는 임금을 잃고 슬픔에 잠긴 고국의 소리인데 남루에 홀로 서서 들으면서 옛 임금 생각을 하고 있으니 남아있는 성곽에 저녁 연기 이니 더욱 더 슬퍼지는구나. 秋霜(추상)에 놀난 기러기 셤거온 소� 마라 갓득에 님 여희고 허물며 客裏(객리)로다 밤中(중)만 네 울음소�에 잠못드러 하노라(청444) (해)가을 서리에 놀란 기러기야 싱거운 울음소리를 내지마라 가뜩이나 님(임금: 명종)을 잃고 더구나 객중이다 밤중쯤 우는 네 울은소리 때문에 잠 못들어 하노라 * 위 두 시조는 청련공이 명종22년(1567) 명나라 목종 즉위후 원접 종사관으로 중국에 갔다가 명종의 승하 소식을 듣고 지은 것이다. 淸風北窓下(청풍북창하)에 葛巾(갈건)을 �겨쓰고 羲皇(희황) 벼개 우희 醉(취)하여 누어시니 夕陽(석양)에 短髮樵童(단발초동)이 弄笛還(농적환)을 하더라(청442) (해)맑은 바람 불어오는 북창 가네 갈포 건을 비스듬히 뒬ㅗ 젖혀쓰고 복희씨 수놓은 벼개를 베고 취하여 누었으니 석양에 단발머리 초동이 부는 피리소리가 희롱하는 듯 울려오는구나. 古人無復洛城東(고인무복낙성동)이오 今人還對落花風(금인환대낙화풍)을 年年歲歲花相似(년년세세화상사)이어늘 歲歲年年人不同(세세년년인불동)이라 人不同(인불동) 花相似(화상사) 하니 그를 슬허 하노라(청443) (해)옛 사람은 가고 다시 오지 않고, 지금 사람은 또다시 꽃을 지우는 바람을 대하게 되는데 해마다 피는 꽃은 비슷한데 해마다 사람은 같지 않구나 사람은 같지 않고 꽃만 같으니 그를 슬퍼 하노라. 玉梅(옥매) 한 가지를 路傍(노방)에 버렸거든 내라서 거두어 盆(분)위에 올렸더니 매화 已成臘(이성랍) 하니 주인 몰라 하노라(청련집) (해)옥매화 한가지가 길가에 버려져 있어 내가 거두어 화분에 심어 키웠더니 이 매화 다 자라고 나니 주인도 모르고 외면하는구나 * 청련공이 백련(白蓮) 문익주(文益州)에게 보낸 시조이다. | ||
난정고심(亂政苦心)의 월사공(月沙公 휘 廷龜) 시조 | ||
● 광해군의 난정(난정)을 걱정한 시조(1수) 님을 믿을 것가 못 미들슨 님이시라 미더온 時節(시절)도 못 미들줄 아라스라 믿기야 어려오랴마는 이니밋고 어이리(청 144, 해 119) (해) 님(임금: 광해)을 믿겠는가 못 믿을 것이 님이로다 믿어 온 시절도 (사실은)못 믿을 것으로 알고 있었도다 믿기는 어렵지 마는 그렇다고 또 아니 믿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 광해조의 난정 속에서 자신의 처신하기 어려운 처지와 광해군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읊은 것이다. | ||
반청애국충정(反淸愛國忠情)의 백주공(白洲公 휘 鼎輔) 시조 | ||
● 청나라에 불모시절 시조(5수) 綠水靑山(녹수청산) 깁흔 곳듸 靑藜緩步(청려완보) 드러가니 千峯(천봉)은 白雲(백운)이오 萬壑(만학)에 烟霧(연무)ㅣ로다(流水로다) 이곳이(이 땅에) 景槪(경개)됴흐니 녜와 놀녀 하노라(청 184) (해) 맑은 물 푸른 산 깊은 곳에 청려장 지팡이 흩어 짚고 느릿느릿 들어가니 산봉우리마다 흰 구름 걸려있고 골짜기마다 안개 끼었네(맑은 물 흐르네) 이곳(이 땅) 내 조국이 경치 좋으니 늘 여기 와서 놀았으면 좋겠네 西山(서산)에 日暮(일모)하니 天地(천지)에 가이 업다 梨花(이화)에 月白(월백)하니 님 생각이 새로왜라 杜鵑(두견)아 너는 눌을 그려 밤새도록 우나니(청 921) (해) 서산에 해가 지니 하늘과 땅이 끝없이 넓고 넓구나 (임금이 계신 곳까지 도저히 갈 수 없을 만큼 넓어 보인다) 배꽃이 달빛을 받아 더욱 희니 님(임금) 생각이 새롭게 나는구나 두견새 너는 구구를 그리며 그렇게 밤새도록 우느냐 꿈에 단이는 길이 자취곳 날쟉시면 님의 집 窓(창) 밧기 石路(석로) 라도 달흘노다 꿈길이 자최 업스매 그를 슬허 하노라(청 188) (해) 꿈에 다니는 길도 오간 발자국이 난다면 님(임금)의 집(대궐)로 가는 길이 돌길이더라도 다 닳았을 것이다 그러나 꿈길은 발자국이 나지 않아 밤마다 찾아 가지만 흔적이 없으니 그것을 슬퍼 하노라 울며 잡은 소매 떨치고 가지 마쇼 草原長堤(초원장제)에 해 다 져 져물엇다 客窓(객창)에 殘燈(잔등)도도고 안자(새와)보면 알니라(청 187,가 196) (해) 헤어지기 싫어 울며 붙잡는 소매를 뿌리치고 가지 마오 까마득한 긴 뚝길 멀리 해가 다 졌는데 객주집 등잔 밝히고 앉아 밤을 지새어 보면 그 이별한 심정을 알리라 楚江(초강) 漁夫(어부)들아 고기 낙가 삼지 마라 屈三閭(굴삼려) 忠魂(충혼)이 漁腹裏(어복리)에 드럿나니 아모리 鼎호(정호)에 살문들 닉을 줄이 이시랴(청 185) (해) 초나라 양자강에서 고기 잡는 어부들아 고기 낚아 삶지 마라 그 강물에 몸을 던져 죽은 삼려대부 굴원의 충성스런 넋이 고기 뱃속에 들어가 있을 것이니 아무리 솥가마에 넣고 삶더라도 익지(변하지) 않을 것이다 * 초강어부= 청태종, 굴삼려 충혼=불모로 잡혀간 사람들 | ||
● 시절과 인생과 사랑을 노래한 것(18수) 半(반) 남아 늙거시니 다시 졈든 못하여도 이 後(후) l나 늙지 말고 每樣(매양) 이만 허엿고져 白髮(백발)아 네 짐쟉하여 더듸 늙게 하여라(청 183) (해) 인생의 반이 지나도록 늙었으니 다시 젊어지지는 못하더라도 이 후로는 더 늙지 말고 늘 이정도로 있고 싶구나 백발이여! 네가 알아서 천천히 늙게 해 주려무나 샙별지쟈 종다리 떳다 호뮈 메고 사립나니 긴 숩풀 챤 이슬에 뵈잠방이 다 �거다 아희야 時節(시절)이 됴흘세면 옷시 �다 關係(관계)하랴(청 186) (해) 샛별(금성)이 서산에 지지 마자 종달새가 떠서 지저귀는 구나 호미 둘러 메고 사립문을 나서니 긴 수풀에 내린 찬 이슬 때문에 베 잠뱅이 다 젖겠다 아이야 시절만 좋다면야 옷이 젖는다고 걱정하겠느냐 * 암울했던 광해군 시절은 은연중에 나타내고 있는 듯 寂無人(적무인) 掩重門(엄중문)한듸 滿庭花落(만정화락) 月明時(월명시)라 獨倚紗窓(독의사창)하여 長歎息(장탄식)하든 차의 遠邨(원촌)에 一鷄鳴(일계명)하니 애긋는듯 하여라(청 904) (해) 중문을 닫고 적적 한데 뜰에 가득히 꽃은 지고 달은 밝은 때라 홀로 외로이 사창에 기대어 긴 탄식을 하는데 먼데 마을에서 한 마리 닭이 우니 마치 창자를 끊는 것 같구나 이리하여 날 속이고 져리하여 날 속이니 원슈이 님을 이졈즉도 하다마는 前前(전전)에 言約언약()이 重(중)하니 못이즐가 하노라(청 905) (해) 이리 핑계 나를 속이고 지리 핑계 나를 속이니 원수 같은 님을 잊어버릴 수도 있겠지마는 예전에 언약한 것이 중하니 그래서 잊을 수가 없노라 해지면 長歎息(장탄식)하고 蜀魄聲(촉백성)이 斷腸懷(단장회)라 一時(일시)나 잇자하니 구즌비는 무삼닐고 千里(천리)에 님 離別(이별)하고 잠못드러 하노라(청 906) (해) 해가 지면 장탄식만 하고 두견새 울음소리에 애끓는 마음인데 잠시나마 잊자 했더니 궂은 비는 무슨 일인고 천리나 멀리 님을 이별하고 잠 못 들어 하노라 一刻(일각)이 三秋(삼추) ㅣ라 하니 열흘이면 몇 三秋(삼추) 오 졔 마음 즐겁거니 남의 시름 생각하랴 갓득에 다 셕은 肝腸(간장)이 봄눈 스듯 하여라(청907) (해) 일각이 삼년과 같다 하니 열흘이면 몇 삼년이 되는 것이오 자기 마음 즐거우니 남의 걱정 생각하겠는가 가뜩이나 다 썩은 간장이 봄눈 녹듯 다 녹아 없어지는구나 한숨은 바람이 되고 눈물은 細雨(세우)되여 님 자는 窓(창)밧게 불면셔 뿌리고져 날 잇고 깁피든 잠을 깨여볼가 하노라(청 908) (해) 한숨은 바람이 되고 눈물은 가랑비가 되어 님이 자는 창 밖에 (바람은)불고, (가랑비는) 뿌리게 하고 싶다 나를 잊고 깊이 든 (님의)잠을 깨웠으면 좋겠네 이몸 �어져서 졉동새 넉시되여 梨花(이화) 퓌온 柯枝(가지) 속닙페 싸였다가 밤�만 사라져 울어 님의 귀에 들니리라(청 908) (해) 이몸 죽어가서 두견새 넋이 되어 배꽃 핀 가지의 속 잎에 싸였다가 밤중쯤 죽도록 울어서 님의 귀에 들리게 하리라. 이리 혜고 저리 혜나 속절업슨 �만 난다 업꾸즌 이몸이 살고져 사란느냐 至今(지금)에 아니 죽은 뜨든 님 뵈오려 함이라(청 910) (해) 이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생각하니 별 도리 없이 헤아림 만 나는구나 궂은 업보로 태어난 이 몸이 살고 싶어 살았겠느냐 지금까지 죽지 않은 것은 님을 뵙기 위함이니라 食不甘寢不安(식불감침불안)하니 이 어인 모진 病(병)고 相思一念(상사일념)에 님 그린 타시로다 져 님아 널로 든 病(병)이니 네 고칠까 하노라(청 911) (해) 먹어도 달지않고 잠을 자도 편안하지 않으니 이 어찌 된 모진 병인가 님 그리는 오직 한마음으로 님을 그린 탓이로다 저 님아 너로 인해 생긴 병이니 너 마는 고칠 수 있을 것이로다 내 가슴 杜沖腹板(두충복판)되고 님의 가슴 花榴(화류) 등 되여 因緣(인연)진 부레풀노 시우지게 붓쳐시니 아무리 셕달 장맨들 떠러질줄 이시랴(청 922) (해) 내 가슴은 두충나무 배가 되고 님의 가슴은 자단나무 등이 되어 인연이라는 부레풀로 단단하게 붙였으니 아무리 석달 장마인들 떨어질 것이냐 西塞山前白鷺飛(서색산전백로비)하고 桃花流水魚厥魚肥(도화유수궐어비)라 靑蒻笠綠蓑衣(청약립녹사의)로 斜風細雨不須歸(사풍세우불수귀)로다 그 곳데 張至華(장지화) ㅣ 업스니 놀리 �어 하노리(청 923) (해) 서새산 앞에 백로가 날고, 복사꽃 떠 흐르는 물에 쏘가리가 살쪘구나 푸른 삿갓 푸른 도롱이 입고 바람에 가랑비 비껴 뿌리는데 돌아가 무엇하리 그 곳에 장지화가 없으니 같이 놀 사람이 적어 걱정이구나 不老草(불로초)로 비즌 술을 萬年盃(만년배)에 가득 부어 잡부신 盞(잔)마다 비너니 南山壽(남산수)를 이 盞(잔) 곳 잡부시면 萬壽無疆(만수무강) 하오리라(청 924) (해) 불로초로 빚은 술을 만년배에 가득히 부어 잡으신 잔마다 비옵니다 남산 만큼이나 오래 살기를 이 잔 잡아 드시면 만수무강 할 것입니다 山(산)밋테 사자하니 杜鵑(두견)이도 붓그럽다 내 집을 구버보며 솟적다 우는괴야 두어라 安貧樂道(안빈락도) ㅣ니 恨(한)할 줄이 이시랴(청 925) (해) 산밑에 가난하게 살고 있으려니 두견새 보기도 부끄럽구나 내 집을 내려다 보며 솥이 적다(가난하다) 하는구나 그렇지만 가난 속에 마음 편히 즐겁게 사는 것을 내 분수라 생각하니 한이 되겠는가 言約(언약)이 느져가니 碧桃花(벽도화) ㅣ 다 지거다 아츰에 우던 기치 有信(유신)타 하랴마는 그러나 鏡中蛾眉(경중아미)를 다스려 볼가 하노라(청928) (해) 약속이 자꾸 늦어지니 복사꽃이 다 지겠다 아침에 울던 까치를 (님이 온다고)꼭 믿을 수야 있을까 마는 그래도 거울 버거 눈썹(미모)를 다듬어 보아야겠구나 天下匕首劍(천하비수검)을 한듸 모하 비를 매여 南蠻北狄(남만북적)을 다 쓰러바린 후(후)에는 그 비로 호뮈를 맹그러 江上田(강상전)을 매오리라(가 297) (해) 세상의 모든 비수들을 한데 모아 빗자루를 매어 남쪽 오랑케, 북쪽 오랑케 다 쓸어버린 다음에 그 빗자루로 호미를 만들어 강가 언덕 밭을 메고 싶구나 前山(전산) 昨夜雨(작야우)에 봄빗치 새로애라 豆花田(두화전) 관숄불에 밤호뮈 빗치로다 兒子喜(아희)야 뒷내 桶(통)바리에 고기 건져 오너라(가 298) (해) 앞산이 어제 밤비에 봄빛이 새롭구나 콩밭 관솔불이 호미에 비치는구나(밤에 불 켜놓고 밭 매는 풍경) 얘야! 뒤 냇물 통발에 잡힌 고기를 건져 오너라 天地(천지) 몃번재며 英雄(영웅)은 누구누구 萬古興亡(만고흥망)이 睡胡子(수호자)의 꿈이어늘 어듸서 妄靈(망령)엣 것들은 노지말라 하나니(가 299) (해) 천지가 몇 번 째 바뀌었으며 영웅은 누구누구더냐 만고에 흥하고 망하는 것이 수호자의 꿈과 같은 것이거늘 어째서 망령된 자들은 놀지 말라 하는가 * 남구만(南九萬) 작이라 전해지는 동창곡(東窓曲)이 사실은 백주공의 작품이란 주장이 있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 치는 아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냐 | ||
오상고절(傲霜孤節)의 삼주공(三洲公 휘 鼎輔) 시조 | ||
● 자연과 전원풍경을 노래한 것 | ||
菊花(국화)ㅣ야 너는 어이 三月春風(삼월춘풍) 다 지내고 落木寒天(낙목한천)에 네 홀로 �였나니 아마도 傲霜孤節(오상고절)은 너 뿐인가 하노라.(청 217, 해 370, 가 119) (해)국화 너는 왜 삼월 봄바람 부는 좋은 계절 다 보내고 나뭇잎 지고 하늘이 찬 이 가을에 너 홀로 피어 있느냐? 아마도 모진 서리(세상 풍파)에도 굽히지 않고 외롭게 절개를 지키는 것은 너 뿐이구나. 山家(산가)에 봄이 온이 自然(자연)이 일이 하다 압내해 살도 매며 울밋틔 욋씨도 뼈코 來日(내일)은 굴롬 것거든 藥(약)을 캐라 갈이라(해 341) (해)시골집에 봄이 오니 자연히 일이 많아지는구나 앞 내물에 어살도 매고 울밑에 외씨도 뿌리고 내일은 구름 걷히거든 약초를 캐러 가야겠구 올여논 물실어 녹코 棉花(면화)밧 매오리라 울밋틔 외를 따고 보리 능거 點心(점심)하소 뒷집의 비즌 술 닉어거든 차자 낭아 가져오시(해 371) (해)올 벼 논에 물대어 놓고 목화밭 매야겠다 울 밑에 심은 참외도 따고 겉보리 찧어 점심 지으시오 뒷집에 빚은 술 익었거든 외상으로나마 가져 오시오 雲淡風輕(운담풍경) 近午天(근오천)에 小車(소차)에 술을 싯고 訪花隨柳(방화수유) 하여 前川(전천)을 지나가니 어듸셔 모르는 벗님네 學少年(학소년)을 한다오(청 369) 사람이 알리 업쓴이 혼자 논들 엇덜이(해365) (해)구름 맑고 바람 가벼운 정오쯤에 작은 수레에 술을 싣고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앞 내물을 지나가니 어떤 모르는 벗님네가 철없는 사람 취급을 하는구나(청구) (이 멋을)알아줄 사람이 없으니 혼자 논들 어떠리(해동) 가마괴 져 가마괴 네 어드로 좃차온다 昭陽殿(소양전) 날 �츨 네 혼자서 띄엿신이 사람은 너만 못한 줄을 홀노 슬허 하노라(해동 364) (해)까마귀 저 까마귀 네 어디로 좇아 오는거냐 소양전 날빛을 네 혼자 띄고 있으니 사람이 너만 못 한 것을 나 홀로 슬퍼 하노라 가을밤 밝은 달에 반만 �온 蓮(연)곳인 듯 東風細雨(동풍세우)에 조오는 海棠花(해당화)인 듯 아마도 絶代花容(절대화용)은 너 뿐인가 하노라(해동 321) (해)가을밤 밝은 달에 반 쯤 핀 연꽃인 듯 봄바람 가랑비에 졸고 있는 해당화인 듯 아마도 절세의 꽃같은 얼굴은 너 뿐인가 하노라 가을 타작(打作) 다한 ㅣ후에 洞內(동내) 모아 講信(강신) 할 제 金風憲(김풍헌)의 메터지에 朴勸農(박권농)의 되롱이 춤이로다 座上(좌상)에 李尊位(이존위)는 拍掌大笑(박장대소) 하더라(해동 355) (해)가을 타작 다 해 놓고 동네 사람들 모아 강신할 때 김풍헌의 메더지에 박권농의 되롱이 춤이로다 좌상의 이존위는 박장대소 하더라 佳人(가인)이 落梅曲(낙매곡)을 月下(월하)에 빗기부니 樑塵(양진)이 날리는 듯 남은 梅花(매화) 다 지거다 내게도 千金駿馬(천금준마) 이시니 밧고와 볼가 하노라(해동 361) (해)고운 여인이 낙매곡 노래를 달빛 아래 비껴 부니 먼지가 날리는 듯 아직 남은 매화가 다 지겠구나 나에게도 썩 좋은 말이 있으니 바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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