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

곡우

예전 이영란 2008. 4. 20. 22:16

곡우(穀雨)는 24절기의 하나로 3월의 중기이다.

태양 황경이 30도가 되는 때이다

양력으로는 4월 20일경에 해당된다 

곡식에 필요한 비가 내린다는 곡우는 과거에는 농사에 가장 중요한 절기중의 하나였다.

곡우때는 나무가 한창 물 오르는 시기이다. 그래서 고로 쇠나무를 비롯한 나무의 수맥을 받아 먹으면 위장병이 낫는다하여 즐겨 마셨다. 
 

춘망부(春望賦)


이규보(李奎報)

봄날이 한창 화려하길래 / 欣麗日之方?
높은 데 올라 바라보니 / 聊登高以游目
봄 비가 갓 개어서 / 穀雨始晴兮
나무는 번들번들 멱감은 듯 / 濯濯樹容之新沐
먼 강물이 늠실늠실 / 遠水蕩?
버들가지는 파릇파릇 / 麴塵浮綠
비둘기 울며 깃 떨치고 / 鳩鳴拂羽
꾀꼬리 진목에 모여든다 / 鶯集珍木
온갖 꽃 피어서 비단 장막인데 / 衆花敷兮錦?張
푸른 숲이 섞이니 아롱다롱하다 / 雜以靑林兮一何斑?
풀은 우거져 짙푸른데 / 草?眠兮碧滋
소들이 벌판 가득 뜯어 먹고 / 牛布野兮散牧
소녀들 바구니 들고 뽕을 따는데 / 女執筐兮採稚桑
옥 같은 손으로 가지를 당기네 / 援柔枝兮手如玉
민요를 주고받으니 / 俚歌相和
무슨 타령, 무슨 곡인고 / 何譜何曲
길 가는 이, 앉은 이, 가고오는 이 / 行者坐者去者復者
모두 다 따뜻한 봄날에 흥겨움 주체하지 못하는 듯 / 感陽??其氣可?
그러나 내 바라봄이 다만 이 뿐이면 / 鬱予望之止?
구구하고 옹색하다 / 何區區而齪齪
가령, 궁중에 해가 길고 / 有若丹禁日長
만기(萬機 임금의 여러 가지 국무)가 한가한데 / 萬機多簡
화창한 봄 흥을 느껴 / 感韶光之?蕩
때로 높은 누에 올라본다 / 時登覽乎飛觀
두두둥 갈고(?? 당 현종이 애용하던 서역에서 들어온 북) 소리에 / ?鼓聲高
살구꽃이 모두 활짝 피는데 / 紅杏齊綻

장안의 화려한 경광을 바라보매 / 望神州之麗景
임금의 기쁨이 그지없어 옥잔에 술이 가득하니/ 宸歡洽兮玉觴滿
이는 봄을 바라봄의 부귀요 / 此則春望之富貴也
저 왕손과 공자들이 / 彼王孫與公子
호탕한 벗들과 함께 봄놀이 할제 / 結豪友以尋芳
뒷 수레에 실은 기생들 / 後乘載妓
노랑 소매에 붉은 치마 / ?袂紅裳
아무 데나 머물러 자리 깔고 / 隨所駐兮鋪筵
피리 불며 생황 불며 / 吹?管兮吸?簧
비단 같은 빨강 파랑들을 / 望紅?之如織
거나한 눈으로 바라보며 건들거리니 / 擡醉眼以?佯
이는 봄을 바라봄의 화사함이요 / 此則春望之奢華也
고운 아낙네 독수공방 / 有美婦人兮守空閨
탕자 낭군을 천 리 밖에 이별한 뒤 / 別宕子兮千里
소식이 까마득하여 / 恨音塵之?遞
맘 붙일 곳 가이 없어 / 情搖搖其若水
쌍으로 나는 검은 제비를 바라보며 / 望漆?之雙飛
난간에 의지해 눈물을 흘리나니 / 倚雕?而流淚
이는 봄을 바라봄의 애원이요 / 此則春望之哀怨也
멀리 떠나는 친구를 전송할제 / 故人遠遊兮送將行
가랑비 내려 축축하고 버들잎은 푸르른데 / 雨?輕塵兮柳色?
노래 세 가락에 / 三疊歌?
떠나는 말도 슬피 운다 / 別馬嘶鳴
높은 언덕에 올라 바라보니 / 登崇丘兮望行色
봄 안개 자욱하여 애를 끓나니 / 烟花掩苒兮蕩情
이는 봄을 바라봄의 이별의 한이요 / 此則春望之別恨也
또 가령, 출정 군사가 멀리 관산 밖에 가 / 至若征夫邈寄乎關山
변방 풀이 두 번째 돋아남을 보거나 / 見邊草之再榮
귀양가는 사람이 남방 상수에 가서 / 逐客南遷乎湘水
어둑어둑한 푸른 신나무를 바라볼 때면 / 望?楓之冥冥
모두 다 머리를 쳐들고 넋 잃은 듯이 서서 / 莫不翹首延佇
가슴 가득 깊은 한(恨)에 잠기리니 / 抱恨??

이는 억지로 집 떠난 자의 봄날 바라봄이다 / 此則春望之?離也
나는 아노라, 여름날 바라봄은 / 吾知夫夏之望兮
무더위에 얽매이고 / 拘於蒸暑
가을은 쓸쓸 / 秋專蕭瑟
겨울은 칩복 / 冬苦凝閉
이 세 철은 하나에 치우쳐 / ?三者之偏兮
변화가 없음을 / 若昧變而一泥
그러나 이 봄날의 바라봄은 / 唯此春望
경치와 형편에 따라 / 隨物因勢
바라보아 기쁘기도 하고 / 或望而和?
바라보아 슬프기도 하며 / 或望而悲淚
혹은 흥겨운 노래 / 或望而歌
혹은 시큰한 눈물 / 或望而涕
사물에 부딪쳐 느끼나니 / 各觸類以感人兮
그 심서 천인가 만인가 그지없네 / 紛萬端與千?
그러면 농서자(?西子 작자의 한 호(號)) 같은 이는 어떠한가 / 若?西子者何爲哉
취하여 바라보면 즐겁고 / 醉而望也樂
깨어서 바라보면 서러우며 / 醒而望也哀
궁할 때 바라보면 구름 안개가 막혀 있는 듯 / 窮而望則雲霧塞
달하여 바라보면 해가 환히 비춰서 / 達而望則天日開
기쁠 만하면 기쁘고 / 可以喜則喜
슬플 만하면 슬프니 / 可以悲則悲
제법 경우를 쫓고 기회를 따라 사물과 함께 추이하여 / 誠能遇境?機與物推移
일률적으로 헤아릴 수 없는 자인가 / 而不可以一揆測知者乎

 


 

[주B-001]부(賦) : 시나 산문이 아닌 운문인 점에서는 사와 비슷하나 서술을 위주로 한다는 점에서 사와 구별되는데, 〈이소(離騷)〉와 〈풍부(風賦)〉같은 것은 부인지 사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주D-001]버들가지[麴塵] : 국진(麴塵)은 원래 글자대로 누룩에 생기는 담황색 티끌 같은 균(菌)으로 전(轉)하여, 담황색 옷[鞠衣]을 비유한다. 우교(牛矯)의 〈버들가지〉시(詩)에, “춤추는 치마는 새로 국진 나(羅)를 물들였네.”란 구절이 있다.
[주D-002]버들잎은 푸르른데 : 왕유(王維)의 〈위성곡(渭城曲)〉에 “위성의 아침 비가 가벼운 먼지를 적셨는데, 객사에 푸릇푸릇 버들잎이 새로웠네[渭城朝雨?輕塵 客舍靑靑柳色新].” 하였다.
[주D-003]노래 세 가락 : 위성(渭城)에서 친구를 송별하며 읊은 왕유의 〈위성곡〉이 악부(樂府)에 편입되어 송별할 때 부르는 노래가 되었는데, 반복하여 부르는 데서 양관삼첩(陽關三疊)이라 한다.
[주D-004]상수(湘水) : 호남성(湖南省)에 소수(瀟水)와 병칭 합류되는 동정호(洞庭湖)로 들어가는 강. 초(楚)의 굴원(屈原)이 이를 건너며 원망하였고, 한(漢)의 가의(賈誼)도 이를 건너며 굴원을 조상했다.

 

백사집

 

수안(遂安)의 도중에서

 


신림의 소고 소리에 촌 늙은이 분주하여라 / 神林簫鼓走村翁
사일주와 돼지다리로 풍년을 비는구나 / 社酒豚蹄祝歲?
듣자하니 지난해엔 비바람이 순조로워서 / 聞說去年風雨順
삼시의 민력을 농사로 돌리지 않았다 하네 / 三時民力不歸農

들 밖이 막 개니 밭은 푸른 수를 놓은 듯한데 / 野外新晴碧繡田
한 숲의 뽕나무엔 밥 짓는 연기가 일어나네 / 一林桑?起炊烟
수양버들 그늘 속에 닭 우는 소리 느슨하여라 / 垂楊影裏鷄聲緩
농가의 곡우일 하늘에 봄이 가득하구려 / 春滿農家穀雨

청장관전서

아정유고

이문원에서 붓가는 대로

 

사십 세 내 생애 우스워라 / 吾生四十笑吾涯
해마다 술에 취해 낙엽에 누웠었네 / 被酒年年臥落花
성명 세대라 버려진 물건 없음을 비로소 알았으니 / 始識明時無棄物
이제부터 남은 여생 벼슬길에 맡기리 / 從今日月屬官家
한림원(翰林院)에서 조용히 숙직하니 / 雍容豹直禁林中
밝은 창문에 붉은 햇살 비치누나 / 蠟紙晴窓日射紅
여러 서적 마감하여 을람을 거쳤으니 / 手勘群書經乙覽
이 직책 미 남궁보다 나은 듯하네 미불(米?)이 화학박사(?學博士)였다. / 官銜勝似米南宮
곡우 시절 봄 추위도 쌀쌀한데 / 惻惻春寒穀雨
고요함은 처녀 같고 적막함은 선에 든 듯 / 靜如室女寂如禪
홀연히 금패로 학사를 부르니 / 忽聞學士金牌導
남쪽 월랑(月廊) 장막 앞에서 머리숙이네 / 磬折南廊?子前
학사가 이문원에 들어오면 여러 검서檢書)들이 사모와 관대를 갖추고 영접하였다.
가까운 하늘 빛이 석거에 가득하니 / 尺五天光近石渠
귀중한 서적 화려한 의상(衣裳)에 얼비치네 / ?囊?帙映華?
소신이 한 몸 용납할 곳 얻었으니 / 小臣?得容身地
책 더미 속 좀벌레로 늙음이 달가웁도다 / 甘作書堆老?魚

 아정유고

내각(內閣) 춘첩(春帖

 

동향의 전당(殿堂) 왼쪽에 임금의 거처 헌칠하니 / 靑陽左?敞宸居
장원한 큰 운수 동방에서 나왔도다 / 景運靈長出震初
전성은 하늘 위에 빛날 조짐 있는데 / 己兆前星天上耀
밝은 햇살 동국에 빛남을 먼저 보겠네 / 先瞻化日海東舒
온갖 생물은 훈풍 속에서 고무하고 / 群生鼓舞條風裏
만물은 곡우 뒤에 소생했도다 / 萬品昭蘇穀雨
승평 시대 노래함이 신의 직책이니 / 賁飾昇平臣有職
옛 역서(曆書) 의거하여 새 역서 편찬했어라 / 祥曦舊事纂新書

[주D-001]전성(前星) : 황태자(皇太子) 혹은 왕세자(王世子)의 별칭. 《황전(皇傳)》에 "가운데 별은 천왕(天王)이요, 그 앞의 별은 태자며 뒤의 별은 서자(庶子)이다." 하였다.
 
청음집
 
석양정(石陽正) 중섭(仲燮)의 공산(公山)에 있는 별서(別墅)에 대해 읊은 잡영(雜詠)
 
청명이 막 지난 때라 제비들은 재잘대고 / 淸明初過燕??
곡우 때에 봄비 내려 보리밭은 짙푸르네 / 穀雨廉纖?麥深
버들 길과 널다리 가 초가집은 자그만데 / 柳巷板橋茅店小
건너편 숲 사람 소리 꽃그늘 속에 있네 / 隔林人語在花陰
이상은 꽃이 핀 속에 있는 초가집을 읊은 것이다.
 
낙엽 가득 쌓인 산에 가느다란 길 통하니 / 落葉藏山細路通
작은 암자 최고봉에 있다는 걸 알겠구나 / 小庵知在最高峰
해는 지고 안개 짙어 덩굴 속은 어둑한데 / 日沈烟暝藤蘿暗
맑은 소리 분명하게 먼 솔숲서 나오누나 / 淸磬分明出遠松
이상은 외로운 안개 속에서 울리는 차가운 경쇠 소리를 읊은 것이다.

[주C-001]석양정(石陽正) : 종실(宗室)인 이정(李霆 : 1541 ~ 1622)으로, 자는 중섭(仲燮)이고 호는 탄은(灘隱)이다.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화가로, 묵죽화에 있어서는 유덕장(柳德章), 신위(申緯)와 함께 조선 시대 3대 화가로 꼽힌다. 또한 묵란(墨蘭)과 묵매(墨梅)에도 조예가 깊었고, 시와 글씨에도 뛰어났다.
 
계곡선생집(谿谷先生集

임동야를 위해 지은 만휴당 십육영[?休堂十六詠 爲林東野賦]
 
남산 화영(南山花影)
사방에 온통 꽃 무더기 비단 자락 일렁이듯 / 稠花開遍錦參差
이 한 시절 봄빛을 홀로 차지하였도다 / 占斷春光此一時
단비 막 그치고 맑게 비치는 아침 햇살 / 穀雨初收晴旭轉
산 그림자 반쯤 따라 못에 꽃들 잠겼고녀 / 半隨山影?淸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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