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

소설(小雪)

예전 이영란 2008. 11. 6. 22:39

소설(小雪)은 24절기의 20번째로 태양 황경이 240도가 되는 때를 말한다.

양력으로는 11월22일경이고, 음력으로는 10월에 해당한다.

 

이규보

시월에 만발한 황국(黃菊)을 보고

 

已孤重九辰   /  내 이미 중구절을 저버리고

又負十日泛   / 또 십일의 마심을 저버렸네

胡爲小雪天   / 때는 이미 소설이 되었는데

熠熠綻嬌艶   / 어찌 그리 아름답게 피었나

徒爾媚姸香   / 너만이 향기롭고 아름다울 뿐

予病飮豈敢   / 병든 이몸이야 어떻게 마시랴

嗟嗟嗜酒漢   / 아쉽도다 술을 즐기는 이 내몸

漸老歡漸減   /   늙어가니 낙도 함께 시드누나

汝旣業已開   / 누른 국화야 네 이미 피었거니

亦勿爲我慘   / 날 위해 슬퍼하지 말라

趁爾未落時   / 네가 지기 전 좋은 때를 틈타

儻可一憑檻   / 난간에 의지해 한 번 즐기리라

 

오시봉(吳時鳳)

소설당(小雪堂) 


地卽黃崗勝   / 땅은 바로 경치 좋은 황강 땅이고

官如玉局閑   / 관직은 옥국처럼 한가한 데네

居然小雪日   / 어언간에 소설날이 돌아왔기에

喚作此堂顔   / 소설 자로 편액을 내어 걸었네《지북우담》

 

이규보

시월에 큰 천둥 우박 바람을 보고

 

시월엔 태양(太陽)이 房星에 닿아 / 孟冬之月日在房
순음이 용사하고 양은 전혀 없는데 / 純陰用事渾無陽
뇌공이 꽝하는 천둥 몰아쳐 / 雷公此時震鼓鏜
그 굉음 하늘 가르는 듯하고 / 聲若劃裂天中央
한밤에 전광(電光)은 금사마냥 번쩍여 / 電火夜掣金蛇光
사람의 얼굴 환히 비추고 / 人面尙可分毫芒
쏟아지는 폭우 은하수 기울인 듯 / 雨脚緣霤傾銀漢
달걀만한 우박 맞으면 박살날 듯 / 雹如鷄子中者傷
폭풍은 뜰 앞의 큰 나무 뽑고 / 風拔庭前大樹僵
집도 흔들흔들 금방 날아갈 듯하네 / 掀搖屋宇將飛揚
내 마침 잠 들어 막 삼경인데 / 我時方睡三更强
갑자기 깨어 흐릿한 정신으로 / 忽然夢罷心茫茫
편히 앉지 못하고 일어나 방황타가 / 不敢安坐起彷徨
꿇어앉아 손 모으고 저 하늘 우러르네 / 還跪拱手向彼蒼
하늘의 진노(震怒) 그 상도(常道)있어 / 天公威怒固有常
봄에 천둥 가을에 서리인데 / 春以雷霆秋以霜
이 진노 위배될 땐 결과 어찌 측량하랴 / 此怒反時那易量
만인이 한 맘으로 무서워하며 / 萬人一心皆震惶
임금의 정책 매우 급급하니 / 吾皇求理甚遑遑
하늘의 경고 이보다 소상하랴 / 天又譴告理莫詳
주 나라 무왕(武王)이나 은 나라 탕왕도 / 古者周虎與殷湯
덕 닦아 이런 재변 해소시켰지 / 修德解轉災爲祥
임금이여 형벌을 삼가 시행하소서 / 願君更愼刑政張
변괴가 있다 해도 큰 해는 없으리다 / 雖有變異僅如痒
- 원문 7자(字) 빠짐 - / □□□□□□□
이만 물러나 몸 편히 지내려네 / 行且去矣身還康

《역서(曆書)》에 “10월 소설일(日)에 태양(太陽)이 인석목(寅析木)의 전차(躔次)인 방성 제1도(度)에 와서 닿는다.” 하였다.
순음: 여기는 여섯 효(爻)가 다 음(陰)인 곤괘(坤卦)가 차지한 10월을 말한다.

 

송자대전(宋子大全)

또 국화를 읊다.

 

봄 추위에도 모든 풀은 쓸쓸한 법인데 / 春寒百卉猶蕭索
더구나 창망한 세모 때이랴 / 况是蒼茫歲暮時
창 밖에 한 떨기 내린 눈 능가하니 / 窓外一叢凌소설
가엽구나 누가 그 마음 같이할까 / 可憐誰與共心期


 

 

다산 정양용

우화정에 올라[登羽化亭] 삭녕군(朔寧郡)에 있다

 

푸른 시내 모래톱 싸고 도는 곳 / 碧澗銜沙觜
붉은 정자 돌머리 위에 서 있네 / 紅亭枕石頭
애오라지 왕하의 임무로 인해 / 聊因王賀職
사공 산수 유람 아울러 즐겨 / 兼作謝公游
흰눈은 산가 지붕에 남아 있는데 /小雪依山屋
골짝 배 연기 속에 내려가누나 / 孤煙下峽舟
가난한 시골 마을 수심이 서려 / 窮閭有愁歎
더 오래 머물 생각 나지 않네 / 不敢戀淹留

 

왕하;한(漢) 나라 동평릉(東平陵) 사람으로 자는 옹유(翁孺)인데, 무제(武帝) 때 수의어사(繡衣御史)가 되어 위군(魏郡)의 도적떼를 몰아 잡는 과정에서 다른 어사들은 만여 인을 죽였으나 그는 죽이지 않고 다 풀어 주었다.
사공;남조(南朝) 송(宋) 나라 양하(陽夏) 사람인 사영운(謝靈運)을 가리킨다. 영가 태수(永嘉太守)로 있으면서 산수를 유람하길 좋아하여 각처를 다니며 산수시를 많이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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