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은 24절기의 21번째로, 소설과 동지 사이에 든다.
태양황경은 255도에 이른 때이다.
양력 12월 8일경이다
이규보
십일월 삼일 많이 내린 눈을 보고
節已侵大雪 / 절후가 벌써 대설이 되었으니
此雪未云劇 / 이번에 내린 눈 급한 것 아니로다
初雪已如此 / 첫눈이 이미 이처럼 많으니
何憂不三白 / 세차례 큰눈은 걱정없네 (풍년을 점치는 말로, 납전(臘前)에 세 차례의 눈이 오면 이듬해 풍년이 든다 한다.)
夜深睡正甘 / 밤이 깊어지고 잠도 깊이 들어
不見飛花色 / 눈송이 나는 것도 보지 못하고
洒窓猶未聞 / 창에 뿌리는 소리도 못 들었는데
開戶方驚積 / 창문을 열어보니 놀랍게 쌓였구려
遙知紫宸朝 / 멀리서 생각노니 대궐 아침엔 舞賀朱袂赩 / 축하하는 그 춤에 옷자락 빛나리
如予老退者 / 나와 같이 노퇴한 사람이야
宜以才自拍 / 혼자서 박수나 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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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谿谷) 장유(張維)
대설
朔風驅雪滿天來 북풍에 몰려 휘날리는 눈보라 하늘 가득
一夜茅簷壓欲摧 / 초가 지붕 하루 밤새 짓눌려 무너질 듯
枯樹乍聞寒響急 / 찬바람 윙윙 고목나무 울어대고
小窓全覺曙光催 / 창가엔 어느덧 부연 새벽 기운
村童晚汲通新徑 / 새로 난 길 느지막이 물 길어오는 시골 아이
竈婦晨炊撥舊灰 / 아궁이 재 걷어 내고 아낙네 아침 짓네
遍壠靑苗埋不凍 / 보리 싹 깊이 묻혀 얼어 죽지 않을테니
豐年賸待麥秋迴 / 맥추 돌아올 때 풍년은 따놓은 당상일세
계곡(谿谷) 장유(張維)
대설
海天漠漠海雲垂 /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구름도 낮게 드리우고
雪勢風威倂一時 / 눈보라에 바람까지 일시에 위세 부리누나
凍逼蟄龍號大壑 / 골짜기에 숨은 용들 얼어 죽는다 소리치고
寒侵栖雀墮空林 / 추위에 떠는 참새들 빈 숲에 툭툭 떨어지네
望中不辨斜斜逕 / 비탈진 오솔길 어디가 어디인지
堆處平埋短短籬 / 키 작은 울타리들 가지런히 묻혀 있네
閑擁地爐燒榾柮 / 관솔불 태우면서 화로만 껴안을 뿐
病來孤負灞橋詩 / 병든 몸 나 홀로 패교시를 못 읊누나
대설에 비가 몹시 오기에 장생의 운에 차하여 짓다[대설日大雨 次張生韻]
눈 와야 할 대설에 자욱하게 내리는 비 / 大雨冥冥대설時
얼음덩어리 녹아 흘러 앞 연못이 찰랑찰랑 / 堅冰銷盡漲前池
푸른 하늘 밝은 태양 볼 길이 막막한 채 / 靑天白日何由覩
검은 안개 음산한 구름 땅에 내려 깔리누나 / 黑霧陰雲接地垂
십일월 삼일 많이 내린 눈을 보고
節已侵大雪 / 절후가 벌써 대설이 되었으니
此雪未云劇 / 이번에 내린 눈 급한 것 아니로다
初雪已如此 / 첫눈이 이미 이처럼 많으니
何憂不三白 / 세차례 큰눈은 걱정없네 (풍년을 점치는 말로, 납전(臘前)에 세 차례의 눈이 오면 이듬해 풍년이 든다 한다.)
夜深睡正甘 / 밤이 깊어지고 잠도 깊이 들어
不見飛花色 / 눈송이 나는 것도 보지 못하고
洒窓猶未聞 / 창에 뿌리는 소리도 못 들었는데
開戶方驚積 / 창문을 열어보니 놀랍게 쌓였구려
遙知紫宸朝 / 멀리서 생각노니 대궐 아침엔 舞賀朱袂赩 / 축하하는 그 춤에 옷자락 빛나리
如予老退者 / 나와 같이 노퇴한 사람이야
宜以才自拍 / 혼자서 박수나 치리라
상촌
대설
만리를 뻗은 구름 울퉁불퉁 험상궂고 / 長雲萬里正崔嵬 겨울 기운 천 겹으로 산골짝에 밀어닥치네 / 絶峽千重朔氣催 어젯밤 소양강에 눈이 많이 내렸던지 / 昨夜昭陽江上雪 아침에 봉황대가 보이지 않네 그려 / 朝來不見鳳凰臺
큰 눈
오두막이 높이높이 반공에 걸려 있어 / 小屋迢迢掛半空 내려다보면 평야가 끝도 없이 질펀한데 / 俯臨平野勢無窮 센 바람이 일천 비탈의 눈을 모두 몰아다가 / 長風吹捲千厓雪 산천들을 똑같은 모양으로 바꿔놓았네 / 變盡山川一氣中
대설)
골짝 메우고 산을 묻고 눈 닿는 덴 다 똑같아 / 塡壑埋山極目同 온 세계는 구슬이요 집들은 수정일레 / 瓊瑤世界水晶宮 인간에 화사가 수도 없이 있지마는 / 人間畵史知無數 음양의 조화만은 그리기가 어렵다네 / 難寫陰陽變化功
점필재
겨울 천둥에 대하여 삼 장을 읊었으니 장마다 십 구씩이다[冬雷三章章十句]
때는 십일월이라 / 十有一月 대설의 절후인데도 / 대설之候 눈은 한 점도 내리지 않고 / 雪無一點 비만 주룩주룩 내리네 / 雨雨如漱 비가 내린 건 그래도 괜찮으나 / 雨雨尙可 천둥 귀신이 분주히 나돌아 / 靊霳奔走 요란스럽게 쾅쾅 쳐 대어 / 殷殷馮馮 마치 욕하는 소리 같은데 / 有同僝僽 바람까지 남쪽에서 불어와 / 風自南來 성세가 서로 혼잡되누나 / 聲勢相糅
광대한 천지 사방에 / 日將南至 때는 동지가 곧 되어 가는데 / 大包芒碭 양기가 오는 칠일에도 / 明來七日 그 반복은 오히려 더디겠구나 / 其復尙曠 우레가 땅속에 숨었다가 / 雷潛地中 갑자기 하늘로 올라가서 / 忽在天上 양기를 마구 배설하니 / 陽氣其洩 온갖 숨은 벌레가 다 우러르네 / 百蟄咸仰 비록 벼락은 치지 않지만 / 雖非霹靂 또한 대단히 분방하도다 / 亦大奮放
중동이 이미 되었는데 / 仲冬旣殷 천둥치고 비가 내리네 / 有雷有雨 어찌하여 농사철에는 / 云何農月 일찍이 한번도 못 만났던고 / 曾不一迕 해가 끝내 큰 흉년이 들어도 / 歲卒大歉 하늘은 돌봐 주려 하지 않누나 / 天莫肯顧 우리 임금님께 권면하노니 / 勉勉我王 한사코 공경하고 두려워하소서 / 側身祗懼 기후가 어긋나는 데 대하여 / 候之盭矣 누가 그 까닭을 알리오 / 孰詳其故
홍재전서(弘齋全書
대설()
성인의 덕화가 천지에 참예하여 / 玄化參天地 뭇 생령들을 하나로 크게 포용하니 / 羣生一大包 음양은 절후에 따라서 변천하고 / 陰陽隨節變 풍우는 때에 따라 교대하네 / 風雨以時交 먼 데 물은 한기가 뼈에 사무치고 / 遠水寒生骨 깊은 궁전엔 저녁에 아교가 꺽이도다 / 深宮暮折膠 겨울 귀신은 처음 속도를 늦추었는데 / 玄冥初按節 바람 귀신이 다시 깃발을 이어받아 / 風伯更承旓 돌에 부딪쳐서는 염호 를 장식하고 / 拂石糚鹽虎 공중에 날리면 옥룡이 싸우는 듯 / 飄空鬭玉蛟 백삼은 납서의 징조가 되고 / 白三徵臘瑞 등육은 음효를 상징하였도다 / 滕六象陰爻 천문의 길은 구슬을 꿰어 놓은 듯 / 連璐千門逕 상원 나뭇가지는 옥을 조각해 놓은 듯 / 裁瓊上苑梢 촉조로써 성덕을 흠모하겠거니와 / 燭調欽聖德 척후의 깊은 눈은 하늘의 시킴일세 / 尺厚認天敎 희고 깨끗한 빛은 쌍궐에 모이었고 / 皎潔凝雙闕 풍년은 사방의 들녘에서 점치도다 / 豐穰占四郊 아름다운 상서가 팔방에 두루 미치니 / 休祥遍八域 온 나라 동포들 손뼉 치며 즐거워하네 / 歡忭幷同胞
아교;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의 절기에는 아교가 굳어서 꺾어진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염효; 호랑이 모양을 본떠서 굳혀 만든 소금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눈[雪]이 쌓여서 호형염(虎刑鹽)의 모양처럼 된 것을 비유한다.백삼; 납일(臘日) 이전에 세 차례 눈이 내린 것을 삼백(三白)이라 하는데, 그것이 곧 풍년이 들 징조라고 하므로 이른 말이다.등륙; 등륙은 눈[雪]의 별칭인데, 육(六)은 음수(陰數)이므로 이른 말이다.촉조; 옥촉 조화(玉燭調和)의 준말로 천지사시(天地四時)의 기후가 잘 조화됨을 이른 말인데, 태평성대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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